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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조교사 선발

작성일| 2018-03-09 18:54:42 조회수| 2099

전 세계에 ‘미투(Me Too)’돌풍이 불고 있다. ‘미투‘ 운동은 2006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2017년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도 2016년 10월 SNS를 중심으로 이 운동이 일어났다. 문화 내부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사태가 시작돼 사회 각계각층의 성폭력 경험이 SNS를 통해 폭로되면서 이슈가 되었다. 특히 예술계 전반의 성폭력 피해가 알려지면서 몇몇 유명 시인과 작가, 평론가, 큐레이터 등의 성폭력 관련 혐의가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가운데 지난 5일 저녁 충남도지사 안희정 수행비서 김지은의 JTBC에서의 성폭행 폭로는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사실 그날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졌었다. 어떤 말로도 이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았고, 그의 어떤 사과도 그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다. 인간이 어디까지 두 얼굴을 보일 수 있는가를 곱씹어보게 했다. 어느 사람이나 태어나 주검에 이르기까지 오직 바른길로 올곧게 가기란 쉽지 않겠다. 하지만 짐승과 달리 본능을 억제하고 자제하며 합의된 사회의 룰을 지키려고 애쓰고 살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미투’에 참여하는 피해자일 수가 없겠고, 가해자가 될 수 없겠다. 다만 그가 정치지도자로 크게 부상했던 만큼의 배신감을 어떻게 삭혀야 할지 새로운 고민이겠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험난한 장애물을 넘어야하고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닥쳐오지만 극복해야한다. 한 평생을 꽃길만을 걸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생이겠다. 인생이 탄탄대로만 펼쳐진다면 소설이나 드라마가 씌어 질 수 없겠고, 종교가 존재할 이유도 없겠다. 어째든 세상을 살아가려면 제각기 갖가지 별일을 다 겪게 된다. 좋든 싫든 어떤 직업을 갖고 일을 해야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사회 일원으로 소소하게 살아간다. 살아가려면 많은 직업 중 자신의 의사대로든 타의에 의해서든 어떤 직업을 갖게 된다.

어떤 직업을 갖기도 어려워졌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경쟁자들 보다 많은 피땀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려야하고 가는 길에 등장하는 수많은 나쁜 짓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며 가야한다. 결단력과 강단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쉽게 변하지 않는 성실성과 진정성까지 갖춰야 한다. 특히 대중을 즐겁게 해주는 스포츠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아픔이 뒤따르겠다. 어느 분야에서나 잘못된 사건이 불거지면 그간 깨끗하게 살아온 동료들까지 똥물을 뒤집어쓴다. 의롭게 살아 온 이들까지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게 만든다.

경마에서는 더더구나 그렇다. 하물며 경마의 꽃이라 불리는 기수나 조교사야말로 잡음이 없이 평생을 깨끗하게 지켜가기란 쉽지 않다. 주변에서 많은 유혹을 보내오기 때문이다. 한국경마가 100년의 역사를 쓰는 동안 수많은 기수와 조교사가 탄생돼 명멸했지만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조용히 자리를 물려주고 영예롭게 은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1993년부터 성적이  뛰어나고 팬들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기수에게 영예기수란 직함과 혜택을 함께 주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경마의 질적 수준을 높이려는 일환으로 시작돼 기승 경력 10년 이상, 기승 횟수 3000회 이상, 우승 횟수 500승 이상의 기수들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포상제도였다. 선발된 기수는 소정의 포상금과 함께 향후 조교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치러야 하는 학과 및 실기시험을 면제해주는 혜택까지 주어졌다.

한국경마에 최초의 영예기수는 1993년 김명국(722승)이 선발됐다. 조교사로 전환하였으나 불행히 경마비위에 연루돼 1호 영예기수는 한국경마에서 사라졌다. 1999년에는 박태종(2040승)기수와 안병기(770승)조교사가 두 번째 영예기수로 선발된 뒤 배휴준(591승), 우창구(770승), 최봉주(685승)조교사가 영예기수가 되었다. 2004년 이성일(650승)이, 조교사로 전환 후 경마비위에 연루돼 사라져갔고, 2006년 고 천창기(628승)조교사가 2007년은 김효섭(851승)조교사가 각기 영예를 얻었으나 고 천창기 조교사는 안타깝게도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는가하면 김효섭은 경마비위로 경마장을 떠났다. 신형철, 최범현 기수가 선발에 탈락했고, 2015년 함완식(576승)과 부산경마장의 유현명(611승)이 선발되었다.

과연 한국경마에 기수만이 명예가 필요했던가. 뒤늦게나마 2016년 마사회는 명예 조교사 선발에 나섰다. 조교사는 경마에 초자가 선택할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에 오랜 기수, 관리사 시절을 거쳐 경마에 관한 경험과 실력을 충분히 쌓은 후 조교사시험에 합격하고 면허를 취득한 다음에야 마방을 대부받는다. 뿐 아니라 마주들에게 실력을 인정받고, 신뢰를 얻어야 경주마를 위탁받게 된다. 경주마의 위탁이 많아지면 명마를 탄생시킬 기회를 만들어 갈 뿐 아니라 좋은 성적까지 거두어 풍요로운 인생을 약속받게 된다. 물론 수없이 계속되는 경마비위의 유혹을 대차게 뿌리치지 못하면 한 순간 평생을 통해 쌓은 신뢰와 명예를 안희정 같이 날려 버린다.

까다로운 조건을 극복하고 최종 경마팬들의 지원을 받아 명예기수로 등극했던 기수들이나 평생을 받쳐 얻은 조교사의 직책을 검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순간 잃어갔던 수많은 전직 기수와 조교사들, 그러고 싶어 그랬을까? ‘미투’ 운동으로 수많은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들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쉭쉭 꺼지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현역 모든 조교사들이 다시 보인다. 그래서인가 미국의 메이저리그는 업적을 기릴 훌륭한 야구선수가 은퇴 후에야 명예의 전당에 올린다. 조교사도 역시 어려운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고 얻어지는 힘든 자리라면 은퇴 후 명예의 전당을 준비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매년 정년을 무사히 마치고 한두 명 씩 경주로를 떠나는 조교사들에게 은퇴식은 당연한 축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명마의 발굴로 한국경마에 지대한 업적을 기릴만하다면 그에게 한국마사회가 명예기수에게 혜택과 영광을 주듯이 명예조교사로 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겠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올려 진 조교사에게 평생을 바친 노고에 걸 맞는 포상이 따른다면  더욱 바람직하겠다.

얘기만 나왔다가 흐지부지해진 명예조교사 선발의 건을 이참에 보강해서 좋은 제도로 정착시킨다면 모든 조교사들이 명예조교사의 길을 가기위해 한국경마가 더욱 건강해지고 공정해 질 수 있겠다. 좋은 성적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팬들은 조교사로서 성실함을 바탕으로 팬들의 사랑과 신뢰가 두터워지는 날 전 국민이 경마의 친구가 되는 사회로 가갈 수 있겠다. 마사회가 큰 것을 내 놓아야 한다. 조교사들이 세상의 어떤 것과도 명예조교사가 되는 꿈과는 바꾸지 않을,

팬들이 조교사에게 바라는 것은 빼어난 기술보다는 성실과 진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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