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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그 불에 감자까지 굽겠다는 마주들

작성일| 2018-06-02 10:28:39 조회수| 1186

 연극을 공연하는데 관객이 없다면 연극공연은 바로 막을 내린다. 마찬가지로 경마도 팬들이 없으면 문을 닫는다. 가까운 예로 경마 천국인 일본이 20년 전 중앙경마장이 지방의 요지마다 각 하나씩 10곳이 자리 잡았고, 지방경마장은 역시 지역별로 22개의 경마장이 운영됐었는데 20년이 흐른 지금 짜임새가 있고 볼만한 중앙경마장은 그대로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운영이 미흡해 팬들의 외면을 당해온 지방경마장이 6곳이 문을 닫았다. 아직은 문을 열고 있지만 지방경마장의 매출이나 흥행이 예전만 못하다. 중앙경마장에 비해서 팬들에 제공되는 경마의 질적 수준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극도 재미가 있으면 많은 관객이 동원되며 흥행하며 장기 공연에 들어간다. 연극이 빛나려면 우선 시나리오가 좋아야하고 출연 배우들의 열연이 있어야한다. 그처럼 경마도 빼어난 경주마들이 많이 육성돼 팬들을 열광시키면서 아울러 기량이 뛰어난 기수들과 진정한 승리를 향해 달려간다면 팬들은 경마장을 떠나지 않고 문도 닫지 않는다. 일본 지방경마는 중앙경마와는 달리 경주마도 지스러기들이 모였을 뿐 아니라 경주 운영시스템도 따라 가지 못해 경마에 재미가 반감되고 팬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고 떠나니 자연히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겠다.

 

한국경마도 2000년에 절정을 찍고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으며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세계경마의 추세라고 하기엔 최근 내리막길이 너무 가파른 것이 큰 걱정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한국경마를 움직이는 마사회의 기업정신이 어느 기업보다 해이하기 때문이 아닐까. 임기만 끝나면 바뀌는 공기업의 수장제가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수장이 바뀔 때마다 내놓은 운영 정책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지지 못하고, 일시적인 것을 문제로 지적할 수 있겠다. 가운데 근간이 되는 경마창출자 집단과의 호응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겠다.

 

연극이 무대에 오랫동안 공연되려면 극단의 행정요원들만 배불리 먹어선 안 된다. 시나리오 고료나 무대에 드는 장치미술비나 배우들의 몸값이 제대로 지불돼야 한다. 그리하면서 고객들을 위해 진정으로 준비에 힘을 쏟는다면 고객들에게 진심이 전달될 수 있고 당연히 고객들은 호응할 수밖에 없다. 박수를 받으며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다. 고객이 필요한 모든 일은 그렇게 굴러가야 맞다. 경마 역시 성립되려면 우선 팬이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경주마가, 마주가, 조교사가, 관리사가, 기수, 그 다음에 경주로가, 경마장이 마지막으로 운영을 해야 하는 마사회다. 경마 존립에 마지막 순위에 마사회가 있다.

 

과연 한국경마는 위의 순서대로 굴러왔을까. 아무도 긍정하지 않는다. 경마장에서 백 명의 팬에게 물어보면 백 명 모두 거꾸로 돌아가는 곳이라 바로 대답하겠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팬들이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팬들에 대한 근본적인 서비스는 경마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있다. 경마창출집단과의 마사회와의 일체감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 마사회는 갑이고 창출집단이 을이라는 고질적인 관계부터 해소해야 한다. 수준이 높은 경마를 펼치는데 첫걸음이다. 경주마에서부터 기수까지 어느 한 몫도 무시당해서는 안 될 요소기 때문이다.

 

경주마를 먹이고 훈련을 시키는 부산관리사 집단이 작년부터 곪아왔던 고용구조개선 문제가 지난달에 또 터졌다. 지난해 미봉책으로 봉합했던 사항이었기 때문에 또 터질 줄 경마장 주변에서는 모두 알고 있던 터라 크게 놀라지 않았다. 다만 팬들을 볼모로 경마시행 여부를 들고 나오면 아주 곤란한 처지에 이른다. 요즘 들어 급격히 등 돌리고 떠나려는 팬들을 부추기는 꼴이 돼 경마장이 더욱 썰렁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박해서 지난 주 부산경마 불확실한 시행에 대비해 마사회는 대안으로 제주경마를 상위에 올리려는 수를 고객들 밥상머리에 삐죽이 내밀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려했던 지난 주 부산경마는 파업에 합류하지 않은 마방종사자들과 마주, 조교사들이 온몸으로 막아내며 간신히 시행됐다.

 

팬들 앞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근본적인 대책을 내 놓고 합의해야한다. 관리사들도 외곽의 단체들과 결의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환영 받을 수 없고, 진심으로 개선점을 내놓고 마사회는 따뜻하게 협상에 나서서 그들의 처지를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한국경마가 이 때문에 다시 할퀴어지고 상처를 입는다면 결국 책임은 마사회에게 돌아간다. 가족으로 비유하면 어쩔 수 없이 어머니역할은 마사회에 돌아간다. 팬들은 그런 걱정거리까지 안고 경마를 즐길 이유가 없다. 아무튼 염려가 컸던 부산관리사노조 문제는 ‘관리사들이 파업을 유보하고 업무에 복귀했다’는 부산일보의 속보를 읽고 반가웠다.

 

사실 마무리가 된 지난 관리사 파업얘기를 늘어놓으려는 것이 이글의 골자가 아니다. 부산경마장 마주들이 경마 시행이 되니 안 되니 하는 와중에 그들이 꺼냈다는 소문 때문이다. 그냥 덮을 수가 없는 그야말로 웃기고 슬픈 얘기였다. 취약한 조건에서 경주마를 먹이고 훈련시키는 관리사들의 편에 서든가 마사회편에 서든가 해서 당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도움이 돼야할, 발 벗고 나서야 할 그들(해당되지 않는 마주를 제외한)이 엉뚱한 소리를 냈다니! 경마의 공정성과 경쟁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원칙적인 제도에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태클을 걸었다니!

 

부산경마장에 항간에 떠도는 얘기다. 경주마 출전 장려금을 현행 8위까지 지급하던 것을 10등까지의 경주마에게도 지급하라는 거다. 열 마리 출전하는 경주에서는 이를테면 꼴찌 하는 경주마에게도 출전 장려금 지급하라는 거다. 그것도 현행보다 인상한 금액으로 말이다. 경주마를 사놓고 손 안대고 코를 풀려는 발상이겠다. 한국경마가 조용할 때라면 몰라도 관리사들이 파업 사태만으로도 시끄러운 때에 떠도는 애기라니! 이런 문제라면 마사회는 원칙대로 어처구니없는 요구에 대처하고 마주 모집 시 분명히 경마의 본질에 대해 설명해주고 못 알아듣는 이들은 아예 선발에서 배제돼야한다. 한국경마에 마주의 지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게 한다. 씁쓸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팬들과 같이 알고 싶었다.

 

그들이 한국경마를 위해 경주마를 사준 것만은 고맙다. 그 외에 과연 그들은 사회적 지위를 내세워 한국경마에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한국경마의 거대한 한 축으로써 그런 말이 술술 나올까. 슬프기까지 했다. 마주들이 출전만 하면 출전 장려금을 받아내는 것은 한국국회의 의원들이 일하지 않고 회비를 씩씩하게 받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겠다. 제발 마주면 마주답게 한국경마를 팬들과 같이 염려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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