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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의 은퇴식

작성일| 2018-06-28 09:13:19 조회수| 907

지난주 향년 92세의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세상을 떠났다. 제 2인자로, 풍운아로, 정치에 교훈이 될 많은 어록을 남기고 떠났다. 떠난 그에게 무궁화훈장을 추서하는 것 때문에 세간이 시끄러웠다. 어느 언론이 확인이 덜된 기사에서 출발했었지만 그로 인해 ‘무궁화훈장’과 ‘대무궁화훈장’의 차이를 온 국민에게 확실히 알려 줬다. ‘무궁화훈장’은 대한민국 역대 국무총리를 역임하신 분께 주는 형식뿐인 훈장이고, ‘대무궁화훈장’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 의무적으로 스스로에게 주는 훈장이다.

 

초대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탄핵을 당해 재판을 받으며 감옥살이를 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취임하는 날 ‘대무궁화훈장’을 받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임기를 무사히 마친 후 에야 훈장을 받았다. 현 문제인 대통령도 취임식에서 훈장을 받지 않고 임기를 마치는 날 받기로 미뤄 놓은 두 번째 대통령이 된다. 두 분은 참 양심 있는 분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이른다. 같은 급의 훈장이 미국에도 있지만 한국과는 많이 대조적이다.

 

대통령 취임식 날 미리 받는 한국에 비해 미국은 같은 성격의 훈장이라도 수여가 꽤 까다롭다. 임기를 제대로 마치고 임기 동안 업적의 평가가 잘 됐을 때 훈장을 받는다. 임기가 끝나고 4년에서 22년이 지나야 수여한다. 대한민국과는 달라도 참 많이 다르다. 닉슨 전 대통령이 후일에 저평가 내려져 훈장을 받지 못한 대통령이 되었고, 오바마와 부시 전 대통령은 아직 평가 기간 안에 있다. 같은 훈장이라도 많이 다르게 수여한다. 세상일이라 그럴 수 있다고 덮어도 될 일일까. 어떤 것의 가치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하고, 깜짝 놀라게도 한다.

 

경마팬들은 하루 종일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 현장에 있을 때가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결과가 양산되는 곳, 한가운데에 서있을 때가 있다. 바로 그곳이 주말에 찾아 가는 경마장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깜짝 놀랄 결과를 수긍하며 바라 봐야만 하는 경마장을 팬들은 끝없이 찾아간다. 왜 그럴까. 경마가 뿜어내는 매력에 빠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경마장은 모두 세 개, 제주에 있는 경마장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세계 유일한 조랑말이 뛰는 경마장이고, 서울, 부산 두 곳은 ‘더러브렛’ 경주마가 달리는 국제규격의 대형 경마장이다. 세 곳에서 매주 금, 토, 일 3일간 경마가 이뤄진다. 물론 서울경마장에 가장 많은 팬들이 모여 두 곳의 경주를 중계로 즐길 수 있다. 제주를 제외한 두 개 경마장에서 ‘더러브렛’ 경주마와 함께 현재 경주로를 달리는 기수가 모두 합쳐서 89명이다.

 

이들 중 외국용병을 제외하고 대개의 기수들은 기수양성학교를 통해 배출된다. 한국경마에 기수양성학교가 생긴 지도 벌써 반세기가 지났다. 1기 졸업생으로 1972년 기수로 데뷔했던 하재흥, 정지은, 김양선 조교사가 낼모레 은퇴식이 있다. 세 분은 기수로 데뷔했지만 이전 기수들과는 출신이 엄격히 구분된다. 선배 기수들이 일본경마 물을 먹은 일제시대의 연장선의 기수였다면 오직 한국경마가 만들은 기수양성학교를 졸업한 순수한 첫 국산기수라 하겠다.

 

물론 함께 은퇴하는 양재철 조교사도 기수양성학교 단기 출신이다. 한국경마에 네 분은 같은 시기에 출발해 같은 해에 동갑내기답게 같은 날 은퇴를 한다. 그간 수많은 기수들이 배출됐지만 기수를 거쳐 조교사까지 순탄하게 마감하고 곱게 은퇴하는 분은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다. 젊은 기수시절을 무사히 건너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하는 기수도 기수려니와 조교사의 길에 접어들면서 옷을 벗고 나간 이도 이루 다 셀 수가 없겠다. 주변의 유혹이 유난히 많은 두 직업을 무사히 마치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겠다. 한 고비를 넘으면 또 한 고비가 기다리는 두 역정을 무사히 다 마치고 떠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현재 서울경마장의 50명의 조교사 가운데 통산전적 1, 2위를 다투었던 하재흥(10532전/937/1011/1042)과 김양선(9086/907/912/908)은 한국경마를 대중에게 담백하게 소개한 저서 ‘조교사, 하재흥입니다’와 ‘꿈꾸는 마방’의 저자이기도하다.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덕장들이 한국경마를 떠난다. 그들이 은퇴하기 전에 영예조교사에 선발되기를 바랐지만 흐지부지되고 말아 아쉬움이 크다. 경주마에게 당근과 채찍이 필요했다면 한국경마에 평생을 바쳐 온 분들에게도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보답의 그 무언가가 있어야했다. 과연 한국경마에 기수만이 영예가 필요했던가. 마사회는 팬들 앞에 보여 주기식의 은퇴식보다는 더 따뜻한 예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매년 정년을 무사히 마치고 한두 명 씩 경주로를 떠나는 조교사들에게 은퇴식은 당연한 축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명마의 발굴로 한국경마에 지대한 업적을 기릴만하다면 그에게 한국마사회가 영예기수에게 혜택과 영광을 주듯이 명예조교사로 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겠다. 은퇴 후 영예의 전당에 올려 지는 조교사에게 평생을 바친 노고에 걸 맞는 포상까지 따른다면 더욱 바람직하겠다.

 

얘기만 나왔다가 흐지부지해진 영예조교사 선발의 건을 이참에 보강해서 좋은 제도로 정착시킨다면 모든 조교사들이 영예조교사의 길을 가기위해 한국경마가 더욱 건강해지고 공정해 질 수 있겠다. 좋은 성적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팬들은 조교사로서 성실함을 바탕으로 팬들의 사랑과 신뢰가 두터워지는 날 전 국민이 경마와 절친한 친구가 되는 사회로 가갈 수 있겠다. 마사회가 좀 더 큰 것을 내 놓는다면 조교사들도 세상의 어떤 것과도 영예조교사가 되는 꿈과는 바꾸지 않을 그런 ,대무궁화훈장,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오랜시간 우정을 나눠 온 김양선 조교사가 자유인으로 돌아가는 길에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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